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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발달장애 금융교육, 청소년→성인으로 확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0 17:04

수정 2021.06.20 17:04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발달장애 성인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대상자들이 금융교육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발달장애 성인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대상자들이 금융교육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 지적 장애 3급인 20대 A씨는 최근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당해 수 백만원을 날렸다. 우연히 걸려 온 전화에 응대를 한 게 화근이었다.
A씨는 본인이 소속돼 있던 시립서울장애인복지관 B팀장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B팀장은 A씨 외에도 복지관내 장애인들이 가끔 보이스피싱 등의 금융 사기를 당했던 사실을 깨닫고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는 이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다 신한은행이 특수학급 발달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하는 것을 알게 됐고 문을 두드렸다.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발당장애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금융교육을 올해부터는 발달장애 성인으로 확대한다.

20일 신한은행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발달쟁애인 성인을 대상으로 실생활 맞춤형 금융교육, 금융사기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동시에 은행 체험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특히 소득이 있는 대상자들의 금융생활을 고려해 자립을 위한 금융지식 전달, 합리적 소비와 저축에 대한 강의와 체험 교육도 확대 진행한다. 달마나 한 번씩 주말에 10~12명을 대상으로 대면 교육을 실시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교육 대상자의 특성 때문에 비대면 교육은 어렵기 때문에 대면교육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2015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발달장애 청소년 대상 생활금융교육인 '은행, 다녀오겠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동안 금융기관들은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이나 미래 세대인 아동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해왔다. 이들을 위한 금융 교육 콘텐츠는 많았지만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수 개월간 집중적으로 발달장애 학생들의 행동 특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일선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강의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개념 인지가 가능하도록 구성한 활동 및 보드게임 교육 활동을 반복해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습 후 체험교육을 신청하는 특수학급 대상으로 실제 은행 영업점과 동일한 시설을 갖춘 '신한청소년금융교육센터'에서 통장 발급 및 입금, 출금 업무를 반복 체험할 수 있게 해 교육의 효과를 높였다.
2015년부터 총 1249명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해마다 강의안 및 교재를 무료로 추가 배포했다.

이번에 교육 대상자를 확대한 것은 시립서울장애인복지관의 요청 때문이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득이 있지만 모아둔 돈을 왜, 어떻게 지켜나가는지 모르는 성인들이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저축과 소비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고 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다양한 수법의 금융사기로 모아놓은 돈을 잃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복지관 실무자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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