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티나무 창원시장애인부모회 부설 창원발달장애인가활센터

▲5월 2일 오전 11시, 제36차 화요집회서 부모연대 경북지부 최경애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부모연대 

[더인디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북지부 사무처장 최경애입니다.

저는 부모교육을 하는 평생교육 기관에서 12년 정도 근무하다가 2019년 11월 25일 경북장애인부모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했지만, 평생교육에만 있다가 장애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었던 저에게 장애인부모회에서 제일 먼저 접한 사업은 제3회 경북피플퍼스트 대회였습니다.

구미에 있는 청소년수련관 강당에 발달장애인 200여 명이 모여 당사자 중심의 행사를 하는 모습은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식전 공연부터 사회를 보는 당사자와 자신들의 의견을 당당히 발표하고 레크레이션, 장기자랑 등 흥겹게 대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주인공으로 참여하여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장애인이라고 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큰 행사를 준비하고 참여하여 주인공으로 빛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피플퍼스트대회는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탈시설을.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을,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누구도 예상 못한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누구보다 돌봄이 필요했던 발달장애인들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야 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반복되는 참사를 접하면서… 부모님들이 왜 삭발하고 3보 1배를 하며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하나하나 배우고 있습니다.

장애인부모회에 근무한 지 3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북에도 장애인시설의 인권유린과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습니다. 사례관리를 통해 탈시설한 자매를 다시 시설로 보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포항시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 쟁취(발자취)를 위한 투쟁과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외쳤습니다. 구미의 혜당학교 장애학생 학대·사망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책임자 엄벌 촉구와 기자회견을, 경주시청 앞에서 천막농성과 탈시설을 외치며 경주시 범죄시설 폐쇄촉구 전국 집중결의 대회를 했습니다. 경산의 성락원 물고문 피해자 긴급구제 입장 촉구 농성과 폐쇄촉구, 영덕의 학대시설 사랑마을 시설폐쇄 그리고 안동의 상습 학대 시설 선산재활원 시설폐쇄, 영천의 팔레스 학대 재발과 희망의 둥지 인권유린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지금도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속담이 있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함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 생애에 걸쳐 필요한 서비스가 지원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자녀가 부모들의 사후가 아닌 지금부터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우리의 이웃으로 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 모인 부모님들은 우리나라의 장애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지금도 이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외치며 이루어냈다고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라 믿습니다.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 구축하라!!

-2023년 5월 2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36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