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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 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32 ① 황호준 씨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55회 작성일 23-07-11 17:17

▲강북구장애인가족지원센터 황호준 사회복지사가 4일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제32차 화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북구장애인가족지원센터 황호준 사회복지사가 4일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제32차 화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강북구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황호준 사회복지사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여기 계신 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기 위함입니다.

저는 21살 때 공익근무 요원으로 일반초등학교 특수반에서 장애아동 지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공익근무를 하기 전에 저에게 장애인이란 영화 말아톤에 나오는 주인공 정도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대학 또한 사회복지 비전공자였습니다.

사회복무 기간 저의 주된 업무는 도움반 안에서 특수반 교사를 도와 수업이나 생활보조를 지원하거나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와 통합 수업을 함께 들으며 아이의 학교생활을 보조해 주는 역할이었습니다.

훈련소를 마치고 바로 다음 날 학교로 배정받아 출근하자마자 첫 번째로 맡은 임무는 도움반 학생의 화장실 지원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신변처리를 도와주는 일이었는데 너무나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며 21개월의 시간을 함께 보냈고 그 시간 함께 지냈던 아이들,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들에게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 전 지금과 같이 체격이 많이 나갔습니다. 그 덕인지 학창 시절에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으나 스스로 움츠러들고 자존감도 꽤 낮았습니다. 하지만 작은 행동에도 열렬히 칭찬해 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과정을 통해서 뭉클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받은 지지와 사랑을 저 또한 나누고 싶어 소집해제 이후 사회복지과로 전과하고 지금의 사회복지사가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회복무 기간 중 한 가지 기억의 남는 점은 우연히 도움반 학생의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입니다. 당시 동생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고 누나는 6학년이었는데 장래 희망을 들으니 카페를 차리는 거라고 하였습니다. 1층에는 카페를 차려 동생은 바리스타로 커피를 만들고 본인은 서빙과 계산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2층과 3층에는 각각 본인과 동생이 사는 집을 만들어 함께 산다고 하였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아이는 카페 사장님이 아닌 조물주 위에 있는 건물주가 꿈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예쁜 꿈이죠? 그런데……. 저는 그 예쁜 꿈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정말 그것이 본인의 꿈이 맞나 싶어서요.

저는 개인주의적입니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모든 행동의 주체를 ‘나’와 ‘나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며 살고 있습니다. 보통 ‘내 마음이 움직여야’ 행동하는 사람이기에 그 친구의 예쁜 꿈을 들으며 예쁘기보다 누나 본인의 꿈이 맞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미술을 잘하는 아이였거든요. 그날도 교내 미술대회에서 상장받은 이야기를 하며 눈이 반짝반짝했기에 조금 서글픈 마음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많은 장애가족을 둔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비슷한 상황을 많이 만나봅니다. 장애자녀를 둔 엄마라서 참아야 하고 가족이라서 참아야 하고 심지어 어떤 부모님께서는 이런 아이를 낳은 것이 내 죄라 표현하시는 부모님도 많이 계셨습니다. 또한 반대로 당사자 친구들과 외부 프로그램을 다니면 드라마 속 대사를 듣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면 안 되죠.”라는…

가족이 아닌 타인으로서 한두 번 듣는 말에도 가슴에 비수가 되어 지금도 마음이 저릿저릿한데, 우리 아이들과 일평생을 함께한 부모님과 형제들을 비롯한 가족들은 어떤 심정일까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계속 드는 의문점은 ‘그러한 부담을 왜 우리 가족이 모두 짊어져야 할까?’입니다. 보통 우리는 성인이 되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집니다. 결혼도 부모님 동의 없이 할 수 있고요. 술도 사 마실 수 있습니다. 또한 투표권도 생깁니다. 단, 모두가 완벽하지 않기에 때론 여러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30대 초반 자립을 하기 위해 국가에서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받아 낮은 이자로 자취했었습니다. 또한 보시는 것처럼 체격이 많이 나가 기동력이 떨어지기에 스쿠터를 이용하여 이동합니다.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움을 통해 스스로 자립하여 살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다양한 도움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발달장애 친구들은 그 가족이 그 아이를 책임지라고 하는 것일까요? 아이의 꿈을 아이 스스로가 아닌 부모가, 누나가 함께 꾸어야 할까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저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습니다.
하나는 올해 꼭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24시간 발달장애인 지원체계가 온전히 구축되는 것입니다. 이는 특별한 부탁이 아닌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24시간 지원체계는 스쿠터와 안경과 같이 발달장애 당사자분과 그 가족이 지역사회에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안전장치입니다.

이를 위해 열심히 싸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2023년 4월 4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32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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