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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 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6 ② 박경만 씨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9회 작성일 23-07-10 11:56

▲박경만 씨가 화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박경만 씨가 화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더인디고] 29살에 키 180이 넘는 아들이 있습니다. 우리 부부가 감당하기 너무나도 버거운 중증 자폐아들입니다. 25년이 넘도록 다 큰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운동복에 배낭 메고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특수교육을 받으며 쫓아다녔습니다. 아이가 전봇대에 쓰인 숫자에 꽂혀 순식간에 차도로 뛰어들면 죽는 힘을 다해 잡아야 합니다. 소리에 민감해서 다른 아이가 울면 되레 본인이 소리 지르고, 우는 아이를 때려죽일 듯합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과자, 우유 등도 뺏습니다. 에스컬레이터는 본인이 멈출 때까지 타야 하고, 우리는 그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사춘기 때는 거식증으로 인해 먹는 걸 거부하며 입을 꽉 다문 채 말라비틀어져 갔습니다. 가지런하던 치아의 생니도 뽑았습니다. 먹는 것을 거부하니 남의 눈칫밥 한번 먹어보라고 먼 곳에 있는, 꽤 비싼 시설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무기력증, 우울증으로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내 새끼가 말을 잘 못 하니 누가 때렸는지, 어떻게 괴롭혔는지 알 수도 없고 그저 꼬집히고, 온몸에 멍든 몸으로 온 아이를 씻기고 약을 발라주며 속이 찢어지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축복 속에 태어난 우리 아들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길 바랐지만, 오히려 사회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중증 발달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독일 나치인 한스 아스퍼거는 나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살 가치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를 구분하는 일을 했습니다. 나치의 관점에서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은 장애인, 불치병 환자, 자폐를 포함한 정신질환자 등이었습니다.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지금도 수백 명의 사람이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이란 글에 좋아요를 누릅니다그게 장애인가족이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

제가 쉬는 날은 집에 갇혀 있는 아이가 가여워 함께 산책을 하곤 합니다저는 앞서고 아들은 가운데 엄마는 뒤에 섭니다잠시라도 손을 놓으면 길도 아닌 곳으로 달아나버리니우리의 일상은 이렇게 무너져 내린 지 오래입니다자폐는 왜 약도 없는지.

3살 많은 형은 10대 초반부터 학교 주변에 방을 얻어서 따로 해서 생활했습니다. 먹을 것을 비롯해 제대로 챙겨주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성장하여 취직해서 저에게는 동생만 잘 챙기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 형은 장애 동생이 있으니, 결혼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친척 장례식 때는 그랬듯이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친척들은 “우리가 모르고 있나?” “괜찮다, 데리고 오거라” 하셔서 사람의 도리를 하려고 갔습니다. 하지만 슬픔도 모르는 아들은 이 사람 저 사람 휴대폰을 뺏으려 혈안이 됐고, 기어이 삼우제 때는 절하고 있는 저와 친지를 때리며 사람 도리도 못 하게 되었습니다. 29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 부모인 우리도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약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죽으면 내 아이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내가 봐줄 수 없을 때 누가 봐줄 것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
수많은 물음표를 나 자신에게 던집니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이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더도 덜도 말도 생존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지원” 구축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2022년 9월 20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6회차 중에서 –


출처 : 인디고, 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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