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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크랩] 하이포(hypo)와 하이퍼(hyper)의 교차점을 넘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23-07-03 11:47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자폐인의 모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캐너가 제안했던, 저인지 자폐인의 모습일 수도 있고,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대표되는 고인지 자폐인일 수 있다. 혹은 대니얼 태멋처럼 엄청난 자릿수의 원주율을 외우는 서번트일 수도 있다.

자폐를 다루는 문헌 역시 의학이나 심리학 전문가가 자폐를 정신의학적, 신경학으로 연구한 결과를 의료적 관점에서 작성한 것이 있다. 자폐인의 부모가 자녀의 성장기를 그린 것도 있다. 요즘에는 자폐 당사자가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서술한 문헌들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다룰 책은 자폐인의 고정관념을 다룬 책이 아니다. 자폐를 다뤄왔던 주체(전문가, 가족, 당사자)가 저술한 책도 아니다. 이 책은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는 자폐인들을 일본의 역사사회학자 이케가미 에이코가 관찰한 내용을 적은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 책 표지. 

'자폐 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 책 표지.

그는 한때 전 세계를 휩쓸었던 가상현실 게임 ‘세컨드 라이프’에서 다양한 자폐인을 관찰하고 자폐인 자조모임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작가는 자신이 알아왔고 상상했던 자폐에 대한 인식이 깨지는 경험을 한다.

그곳에서 활동하는 자폐인은 작가의 상상과는 달리, 다양한 아바타와 개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매력적인 여성 아바타에서부터 아저씨 아바타, 동물 아바타 등을 하고 매력적인 건물을 지어 활동하는 자폐인들이 있었다.

그곳의 자폐인들은 생김새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가상의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하고, 파티에서 디제잉을 하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 현장을 잘 중재해가며 모임을 이끌기도 하고, 누군가가 떠난 자리에서도 계속해서 자리를 이어가며 모임의 명맥을 이어나가며 살아 움직이는 자폐인 커뮤니티를 주도하고 있었다.

작가가 특히 주목한 것은 자폐 특성을 대표하는 ‘사회성의 손상’이 아니다. 자폐인들이 시시각각으로 경험하는 ‘하이퍼월드(hyper world)’이다. 하이퍼란 ‘초과, 과잉’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반대말인 하이포(hypo)란 ‘하위, 과소, 부족’을 뜻하는 말이다.

자폐인이 경험하는 하이퍼월드란 이 세계를 인지하고 지각하고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신경전형인보다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외부세계를 지각하고, 그 결과에 맞춰서 행동하지만, 자폐인은 그 감각의 강도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폐인 모임에 참여한 당사자들 역시 사회생활의 어려움보다는 감각처리의 다른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한다. 당사자들은 감각의 과부하에서 오는 멜트다운(정신 상태가 압도되는 현상)에서부터, 시야가 넓어지는 현상이나 공감각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한 당사자는 자폐인의 감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간은 성장 과정에서 아기 때의 감각을 점차로 잃어가는데, 어떤 종류의 자폐는 그 감각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고 한다. 아기의 뇌는 모든 언어의 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인간은 탄생 후 성장하면서 신경세포가 발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뇌는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내고 경로를 최적화하는 프루닝(가지치기, pruning) 과정을 진행한다. 자폐인의 뇌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그 가지치기 과정이 다르게 진행되어 전형인과 다른 감각세계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과 그 논리를 자폐인의 다른 사고방식과 경험이 발달 과정상 가지치기의 부족(hypo), 혹은 사회성의 손상 등으로 설명하는 것은 곤란하다. 작가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이어지는 자폐인의 고유한 체험을 긍정한다.

다음 칼럼에서부터는 이케가미 에이코 씨가 자폐인들을 독특한 방법론으로 연구했던 기록을 나의 관점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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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조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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