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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 오늘 ‘장애와의 동행’ 첫 토크 콘서트 오은영 “내일은 더 나아질 거란 희망, 장애 가족과 함께”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7회 작성일 24-03-18 17:00

서울 서초구 반포효성빌딩에서 열린 '오은영의 토크 콘서트 '동행': 함께 걷는 우리를 위한 변화의 시작' 간담회장에서 만난 오은영 박사. 의사로서 발달장애 치료와 사회적 인식 개선에 힘써온 그는 오늘(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장애와의 동행'을 테마로 한 토크 콘서트를 연다. 장애, 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하는 '가온 솔로이스츠'가 음악을 맡는다. /박상훈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효성빌딩에서 열린 '오은영의 토크 콘서트 '동행': 함께 걷는 우리를 위한 변화의 시작' 간담회장에서 만난 오은영 박사. 의사로서 발달장애 치료와 사회적 인식 개선에 힘써온 그는 오늘(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장애와의 동행'을 테마로 한 토크 콘서트를 연다. 장애, 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하는 '가온 솔로이스츠'가 음악을 맡는다. /박상훈 기자 


“이거 내가 번 돈으로 산 거예요. 내가, 내가.”

토요일 오후였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58) 박사의 진료실을 나가려던 20대 후반의 발달장애인 김선우(가명)씨가 문 앞에서 잠깐 멈칫하더니 뒤돌아서며 말했다. 선우씨가 건넨 비닐봉지엔 초콜릿 쿠키와 소보로빵이 들어 있었다. “내가 원장님 맛있는 거 사드린다고 했잖아요, 내가.”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오 박사는 “많은 일을 겪었지만 그날만큼 병원에서 많이 울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책상에 엎드려 통곡을 하고 울었어요. 간호사들이 ‘원장님 무슨 일이세요?’ 하며 들여다 볼 만큼.”

자폐스펙트럼 발달장애인 선우씨는 예닐곱 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오 박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부모에겐 늦둥이 귀한 아들. 인물은 훤했지만 처음 왔을 땐 말을 전혀 못했고 틱 증상도 심했다. 부모는 여유롭지 않은 형편에도 정성을 다해 아이를 치료했다. 처음 어머니는 “부모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게 살게만 해달라”더니 “아이가 저를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묻다가 울어버렸다. 그랬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으로 장성했다. 선우씨는 평일엔 매일 자전거로 30분 거리의 직장에 출퇴근하며 일한다고 했다. 비록 적은 액수지만 제 힘으로 돈을 벌게 되면서,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를 잊지 않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사와서 선물한 것이다. 

◇자신이 번 돈으로 선물 사온 발달장애인 

오 박사는 “소아청소년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일해온 33년 동안, 가장 중요한 시간을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양육하고 가르치는 부모들과 함께 보냈다”며 “요즘은 아이의 장애를 힘들어하는 부모를 만날 때면 선우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린다”고 했다. “누구나 붙잡고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하잖아요. 열심히 아이를 가르치고 잘 키우면 사회의 일원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겠구나,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겠구나 하는 희망이 있어야죠.” 

오 박사는 “내 가족, 내 자녀가 아니니 똑같이 대할 순 없더라도, 장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는 사회적 과정이 절실했고,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머리숱이 많이 빠졌다”며 웃었다. “제가 1965년생이에요. 32주 만에 1920g으로 태어난 미숙아였죠. 그 시절엔 죽지 않은 게 천운이었습니다. 크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의사로 먹고살게 됐고요. 잊으면 안 되는 것들과 외면하면 안 되는 것들을 기억하려고 애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몫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연주 

/마포아트센터

/마포아트센터 

그래서 3일 오후 5시 마포아트센터에서 여는 ‘오은영의 토크콘서트 ‘동행’: 함께 걷는 우리를 위한 변화의 시작’은 오 박사에게 더욱 특별하다. 온전히 ‘장애인과의 동행’을 테마로 토크콘서트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 토크콘서트에는 장애·비장애인 음악가가 함께 연주하는 ‘가온 솔로이스츠’가 음악 연주를 맡는다. 서울대 음대와 미국 피바디 음악원, 영국 길드홀 음악원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강자연 대표 등 비장애인 음악가 6명이 시각·발달장애 음악가 9명과 함께 연주하는 통합 실내악 단체다. 

그는 “음악은 다른 사람의 연주를 잘 들으며 화음을 맞춰가는 ‘조화’가 중요한 예술인데 발달장애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사회적 소통과 상호작용”이라며 “그 어려움을 딛고 화음을 맞춰 연주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비장애인 역시 자신 안의 조화, 내 주변과 이루는 마음과 생각의 조화를 통해 함께 살아갈 수 있잖아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가온 솔로이스츠’의 연주는 그 자체로 발달장애인과 가족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가 된다고 생각해요.” 

오 박사는 “평소에도 많은 분들이 장애 아이들 연주 영상을 보내주신다”고도 했다. “진료실로 찾아오는 아이들도 배운 걸 보여주곤 해요. 단소도 불고 피리도 불고 노래도 하고요. 다른 부모들처럼 장애아 키우는 부모들도 아이가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을 지켜보며 행복을 느낍니다. 그 과정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오 박사는 “장애에 대해 좀 더 제대로 된 인식을 갖는 데 한 방울의 힘, 한 방울의 도움이 되기를 비는 마음으로 이번 토크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보다 하루만 늦게…” 기도하는 부모들 

'오은영의 토크 콘서트 '동행': 함께 걷는 우리를 위한 변화의 시작' 간담회장의 오은영 박사(가운데). 장애, 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하는 '가온 솔로이스츠' 음악가들과 함께. /박상훈 기자

'오은영의 토크 콘서트 '동행': 함께 걷는 우리를 위한 변화의 시작' 간담회장의 오은영 박사(가운데). 장애, 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하는 '가온 솔로이스츠' 음악가들과 함께. /박상훈 기자 

발달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의 기도는 늘 “내 아이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다. 부모가 먼저 간 뒤 아이가 홀로 살아갈 삶을 생각하면 부모 가슴은 미어진다. 아이들이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뒤 많은 부모들이 오 박사에게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는 “무조건 ‘좋은 날이 올 거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대로 된 공감(empathy)은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해요. 조울증이 있는 사람은 조증 상태에서 주치의에게 욕설도 하지만 그 상태를 의학적으로 정확히 이해한다면 환자의 흥분과 욕설을 ‘증상’으로 볼 수 있으니 화나지 않죠. 의사한테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찾아온 환자의 증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고, 그건 부모가 자기 자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 박사는 “아이가 발달장애여서 힘겨워하는 부모를 대할 때 의사로서 더 냉정해진다. 부모에게도 힘든 상황에서 빠져나와 냉정하게 보자고 권한다”고 했다. 문제를 구체적으로 함께 짚어 보고,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고, 의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언어치료사나 특수교사 등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를 구분해 목록을 작성한다. “약물 치료로 좋아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이 약을 복용하면 어느 정도까지 좋아질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요. 부모가 힘들어도 해야 할 몫이 있고, 보기 괴로워도 가르쳐야 할 일, 꾸준히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들을 함께 작성해 나갑니다.” 

◇경청·관심 모으면 제도 바뀐다 

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장애와의 동행'을 테마로 첫 토크콘서트를 여는 오은영 박사와 연주를 맡은 장애·비장애 연주자들의 '가온 솔로이스츠'. /인아츠프로덕션

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장애와의 동행'을 테마로 첫 토크콘서트를 여는 오은영 박사와 연주를 맡은 장애·비장애 연주자들의 '가온 솔로이스츠'. /인아츠프로덕션 

오 박사는 “아이를 키우는 데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중요한 건 본질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제가 ‘생각하는 의자’ 얘기를 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나무 의자가 좋겠죠?’ ‘욕실에 놓을까요 베란다에 놓을까요?’를 물어보는 분들이 있더군요. ‘생각 의자’의 본질은 부모도 화를 내려놓고 아이도 떼쓰거나 말썽부리는 상황에서 빠져나와 각자 진정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거죠. 본질을 알면 의자가 아니라 방석이어도 아무 상관없어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오 박사가 수많은 복지제도들 틈바구니에서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제대로 된 ‘분업’이다. “집안이 휘청일 정도로 비용을 들여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많아요. 저는 부모만이 감당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며 인간적 존엄을 유지하도록 도와야죠. 비장애 이웃들이 갖게 되는 편견에 대해서도 사회가 감당하며 개선해나갈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오 박사는 “발달장애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부모는 부모로, 의사는 의사로, 특수교사, 언어치료사, 복지사, 교육 행정가, 친구들, 경찰, 행정기관 등이 각자의 몫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하고 싶어 1990년대 말부터 경기도 오산 등에서 어린이 정신건강센터 사업을 진행했다. 대학병원을 떠나 개원한 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나 ‘생방송 60분 부모’ 같은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관심을 모으고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의 몫은 이해와 관심이다. 바로 해결되지 않아도 들어주고, 지속적 관심을 가져주면 그 관심이 모여 제도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데 사회적 ‘분업’이 중요합니다. 장애가 있는 자식을 둔 부모만큼 노력할 순 없지만 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해야 할 몫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토크콘서트도 그런 자신의 몫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이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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