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스크랩] 발달장애 주간활동 지원 나이제한 지자체 패소…전국 첫 사례(종합)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8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장애인단체가 발달장애인에게 나이 제한 없는 주간 활동 서비스 제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65세 이상이 돼 지자체로부터 주간활동서비스 중단 통보를 받은 발달장애인이 이날 광주지법 행정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2024.2.8 pch80@yna.co.kr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천정인 기자 = 발달장애인을 돕는 주간활동서비스에 나이 제한을 둔 보건복지부 지침은 상위법의 위임을 받지 못해 구속력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령에 없는 나이 제한 지침 때문에 주간활동서비스 지원을 못 받게 된 발달장애인이 지자체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광주지법 행정1부(박상현 부장판사)는 8일 연령 제한으로 인해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받지 못한 A씨가 광주 광산구를 상대로 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중단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광산구에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중단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주간활동서비스 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보건복지부 관련 지침에는 '만 18세 이상부터 65세 미만까지 지원'하도록 규정돼있다.
광산구는 해당 지침을 근거로 A씨가 만 65세에 접어든 지난해 4월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A씨는 가처분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가처분은 앞서 인용됐다.
A씨 측 변호인은 "연령제한이 없는 주간보호센터 활동 지원으로는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며 "상위법에 없는 나이 제한을 하위 지침으로 규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광산구 측은 "연령 제한이 없는 주간보호센터 모둠 활동과 주간활동서비스가 상당 부분 내용이 겹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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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발달장애인법령 어디에도 주간활동서비스 신청자격에 관해 위임(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 없이 신청자격을 정한 것이므로 해당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이다"고 판시했다.
이어 "65세 이상의 노인이 되면 노인장기요양수급자로 전환돼 주간활동서비스 급여 내용과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어 나이 제한을 둔 것이지만, 결국 발달장애인들이 낮 시간 활동 및 지역사회 참여에 필요한 충분한 지원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산구가 주장한 재정적 부담에 관해서도 "광주 거주 60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주간활동서비스 이용자는 5명에 불과하다"며 "광주시의 2022년도 사회복지 분야에 지출액은 2조 8천여억원에 달해 사업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발달장애인에게 낮 시간대 취미와 교육 활동을 제공하는 주간활동서비스는 2019년부터 복지부가 도입했다.
나이 제한 지침은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가 지키고 있으나, 해당 소송의 부당성을 지적한 행정소송이 제기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소송을 함께 했던 장애인단체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는 주간활동 서비스 신청자격 상한을 만 65세로 제한한 지침을 즉시 폐지해야 한다"며 "공백없는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출처 :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pch80@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