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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 특수학교 교감의 "마지막 기회"라는 말... 내 선택은 이랬다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0회 작성일 23-11-20 11:23
발달장애인의 부모로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막막하고 힘들지만 이 삶을 사는 기쁨 또한 있기 마련이지요. 장애 진단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특수교육대상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하나씩 짚어가 봅니다.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이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더 웃을 수 있길 바라면서요.[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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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지난 화에선 자녀가 특수교육대상자가 되는 것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차례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겠죠. 발달장애가 있는 내 아이, 어떤 교육을 받게 해야 할까요?

하나씩 짚어가 볼게요. 특수교육대상자에겐 4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순회교육, 대안학교, 통합교육, 특수학교입니다. 이 중에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순회교육과 대안학교를 먼저 다루고 할 얘기가 많은 통합교육과 특수학교는 뒤로 미루도록 할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순회교육  

순회교육은 한마디로 특수교사가 방문해 교육하는 것을 말합니다. 각급 학교나 의료 기관, 가정 또는 복지시설에 특수교사가 직접 방문해 특수교육대상자에게 교육을 실시합니다. 


앗? 특수교사가 집으로 오는 거야? 그러면 집에서 홈스쿨링 시킬까? 홈스쿨링 하면서 특수교사가 집으로 방문해 필요한 교육을 가르쳐주면 되잖아!" 안 됩니다. 순회교육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자녀가 특수교육대상자인데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학교를 통해 순회교육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청한다고 모두가 순회교육 대상자가 되진 않습니다. 각 지역별 특수교육지원센터 인력이 차고 넘칠 만큼 많은 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각 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선 학기 초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낼 거예요. 순회교육 신청하라고요. 그럴 때 얼른 신청하세요. 머뭇거리다 나중에 신청하면 한 해를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순회교육 대상자가 되면 특수교사가 주1회(서울의 경우) 학교로 방문해 학생에게 필요한 특수교육을 제공하게 됩니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면서 순회교육을 신청할 수도 있어요. 신체상의 불편함으로 등교하지 못하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특수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가 직접 학생이 있는 곳(집이나 의료기관 등)으로 순회교육을 나갑니다. 이런 경우엔 주2~3회, 학교 재량에 따라 순회교육 횟수와 시간이 달라집니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데 신체상의 불편함 없는 발달장애인이 학교에 가기 싫어 안 가고 있을 때도 순회교육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안 됩니다. 특수학교 순회교육은 신체상의 불편함으로 등교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덧붙이는 말 : 순회학급과 순회교육은 다른 개념이라고 합니다. 더 상세한 정보는 각 지역별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문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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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 소견을 받은 학생의 일부가 대안학교를 찾기도 한다. ⓒ rawpixel

 
장애 등록 되어있지 않은 특수교육대상자,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을 하지 않은 발달장애인, 장애 등록이나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을 모두 하진 않았지만 발달장애 소견을 받은 학생의 일부가 대안학교를 찾기도 합니다.

대안학교 자체가 학습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다 (학교별 차이는 있지만)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곳이 많아 공교육에 비해 '다양성'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느껴서일 것입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대안학교가 지역과의 연계 활동을 중요시합니다. 아무래도 공동체 생활에 관심 많은 부모가 대안교육을 찾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솔직히 이런 부분은 발달장애인에겐 메리트로 다가옵니다. 학령기와 성인기가 단절되지 않고 학령기의 관계가 '마을 살이'를 통해 성인기까지 이어진다는 건 굉장히 솔깃한 얘기거든요. 하지만 그런 이상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 부모의 지대한 관심과 노력, 참여가 뒤따라야 합니다.

저희 부부도 한때 부러운 대안학교 사례를 접한 뒤 그 학교가 있는 동네로 이사 갈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요. 매주 학교 일에 참여하고, 매번 마을 일에 참여하고, 수시로 '다 함께' 모여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저희 부부 생활양식과는 맞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대안학교는 인가와 비인가로 나뉩니다.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학력을 인정받지만 비인가 대안학교는 학력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비인가 대안학교가 인가받은 대안학교에 비해 어림잡은 추산만으로도 6~7배 이상 많습니다.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공교육과 똑같이 무상교육을 받지만 비인가 대안학교는 등록금을 내야 합니다. 등록금 액수는 천차만별입니다.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비장애 학생들은 학력 인정을 받기 위해 검정고시를 치릅니다. 그런데 발달장애인의 경우 검정고시를 치를만한 학습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땐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해 일정한 학점을 이수하면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점을 딸 수 있을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요? 고등학교까지 학교에 다니긴 했지만 사실상 학력은 없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대한민국은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고,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입니다. 학력 인정을 위한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법을 엄밀히 적용하면 자녀의 의무교육을 행하지 않은 부모에게 과태료 등을 물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다행히(?) 실제로 그런 일은 없다고 합니다.

통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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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 책상에 학습지가 올려져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비장애인 딸은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자 배정통지서를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주소에 따라, 학군 내에 있는 초등학교에 자연스럽게 입학 배정을 받은 거예요.

하지만 특수교육대상자는 부모가 자녀의 입학할 학교를 선택해야 합니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입학 배치는 빨리 이뤄집니다. 보통 9월부터 시작되니 느긋하게 연말까지 기다렸다간 가고 싶은 학교에 배치받지 못하고 자리가 남는 학교에 가야 합니다.

제 경우엔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가 딸이 배정받은 학교였어요(발달장애인 아들과 비장애인 딸은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하지만 그 학교는 특수학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다음으로 가까운 3개 학교를 염두에 두고 직접 방문해 학교 분위기를 파악한 뒤 아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환경을 갖춘 학교를 1순위에 적어 냈습니다.

희망학교에 모두 배정받는 건 아니지만 "왜 이 학교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사연을 구구절절하게 적을수록 희망학교에 배정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통합교육 받을 때 하루 일과를 살펴볼게요. 특수학교와의 차이점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먼저 학생은 원반 학급으로 등교합니다. 1학년 1반, 1학년 5반 등 이렇게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학급을 원반이라 하고, 이때의 담임을 원반 담임이라고 합니다.

원반으로 등교한 특수교육대상자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개별화교육 회의' 내용에 따라 하루 2~4교시 정도를 특수학급으로 옮겨가 특수교사에게 수업을 받습니다. 학생마다 특수학급에 가는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시간엔 1학년과 4학년 학생이, 어떤 시간엔 2학년, 4학년, 6학년 학생이 특수학급에서 함께 교육받는 식입니다.

원래 통합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특수교육대상자가 원반 학급에서 교육받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특수교사를 통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겠지만, 현실에선 원반에서 분리돼 특수학급에서 수업받느라 수시로 학급을 이동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1명의 특수교사가 서로 '학년이 다른' 6명의 특수교육대상자를 혼자서 교육해야 합니다. 특수교육지원인력(실무사 또는 사회복무요원)이 있지만 교육의 주체는 교사입니다. 한 학생의 원반 수업을 지원하려 특수교사가 해당 교실에 들어가면 나머지 5명 학생이 붕 뜨게 됩니다.

특수교육지원인력이라도 많으면 원반 지원이 용이할 수도 있겠지만 지원 인력도 1명 많아야 2명인 현실입니다. 학생은 6명, 많으면 8명까지 과밀인 경우는 많은데도 불구하고요.

통합교육에 대한 원반 교사의 의지도 변수입니다. 특수교사가 원반 학급에서의 통합지원을 해보려 이 방법, 저 방법을 써봐도 정작 원반 담임이 부담을 느끼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원반 담임도 발달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배워본 적 없거든요).

통합교육 환경에선 (소수자인) 특수교사도 외로이 떠다니는 섬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경우 특수교육대상자는 하루에 몇 시간은 원반에 하루에 몇 시간은 특수학급에 머무르며 교육받는 일상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통합교육

통합교육이냐 특수학교냐를 두고 고민할 때 한 특수학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교감 선생님이 전화를 받으셨어요. 얼굴도 본 적 없는 그에게 "만약 선생님이 저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가 말했어요.

"어머니, 저희 학교에 오시면 아드님에게 좋은 환경이 제공될 거예요. 하지만 저는 통합교육을 권하겠어요. 아이가 중증이라면서요? 그러면 아마 아드님 인생에서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갈 마지막 기회가 지금일 겁니다."

마지막 기회, 마지막 기회라니…. 그 말에 저는 통합교육을 선택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 '발달장애인의 섬' 같은 곳에 모여 살지 않습니다. 우리만의 왕국을 건설해 그 안에서 살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비장애인과 같은 공간에서 공존해 살아갑니다. 당연합니다. 단지 장애가 있을 뿐인 '사람'이니까요. 마트에서, 병원에서, 식당에서,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회구성원과 어울려 살아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일련의 사회적 규범과 규칙과 예의를 발달장애인도 배워야 합니다. 발달장애가 있기에, 더딘 속도로 배울 것이기에, 더더욱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해요. 특수교육대상자가 통합교육을 받는 가장 큰 이점이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통합교육은 비장애 학생에게도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 글로벌 인재를 지향하는 한국 교육 현실에서 비장애 학생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생활 속에서 '다양성'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거든요.

특수학급에 가는 친구가 학습과 생활의 여러 면에서 힘겨워하고 있을 때 주변 학생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친구를 지원하면서 이타심, 배려심, 공동체 의식도 자연스럽게 터득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현재의 교육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괴물 어른'으로 자라지 않을 안전장치 같은 역할을 특수교육대상자가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마저 드는 요즘입니다.

물론 '교실에 피해를 주는'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민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피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인력 지원과 시스템의 지원으로 해결할 일이지, 배제와 분리로는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100% 확률로 '어떤 행동'이 강화되기만 할 거예요.

사회에서 통용되는 사회성을 배우지 못한 채 어른으로 자라버린 발달장애인 또한 훗날 사회가 껴안아야 할 사회구성원입니다. 그렇다면 훗날 이자까지 붙은 더 큰 계산서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학령기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성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특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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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9월 2일 공립특수학교인 서울 서초구 서울나래학교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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