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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크랩] 이쯤에서 되돌아본 수능의 추억, 그리고‥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5회 작성일 23-11-20 10:52

필자가 그 당시 실제로 응시했던 고사장 입구. 해당 장소는 인천 남동구 구월중학교였다. (2007년 촬영) ⓒ장지용 

필자가 그 당시 실제로 응시했던 고사장 입구. 해당 장소는 인천 남동구 구월중학교였다. (2007년 촬영) ⓒ장지용


벌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의 계절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요 며칠 새 날씨가 너무 추워지고 급기야 패딩을 갖춰 입어야 한다는 자조감이 들 정도로 이른바 ‘입시 한파’라는 자조적인 표현은 이제 미디어에서도 대놓고 사용할 표현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벌써 저도 수능을 쳤던 그 시점이 무려 10년 전은 훌쩍 지나갔고 급기야 이제는 응시 시점이 다시 15년 전을 지났습니다. 저는 2007년, 그러니까 2008학년도 수능에 응시했으니 말입니다. 그 시절의 시험문제를 어렵사리 구해서 재회했지만, 다시 풀어볼 엄두는 나지 않을 지경입니다.

심지어 언어영역(현재의 국어영역) 비문학 인문분과 지문으로 출제된 조선왕조실록 중 태조 7년 6월 12일 기록으로 기록된 실제 본문 제목이 “조준 등이 사초를 올리려 하자 사관 신개(申槪)가 불가함을 말하며 올린 상소”였던 그 기록의 실제 현대어 번역본의 전문을 다시 보고서도 그 기억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분량상 출제 지문에서는 생략된 부분도 있었고, 출제 지문에서는 뒷부분을 삭제하고 출제했기에 알 수 없었던 상소의 비답(批答), 즉 실제 태조의 회신 내용도 다시 읽어보니 재미있었기도 했습니다.

외국어영역(현재의 영어영역이며 현재는 절대평가로 산정) 시험도 전통적으로 가장 풀기가 어려운 부분이라서 그런지 맨 마지막 문제로 출제하는 경향이 있는 ‘장문독해’ 부분은 그야말로 그 시절로 되돌아가면 화장실을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의 유일한 고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음 과목이 지금 다시 응시하라고 해도 ‘전략 과목’이라고 말할 수 있는 탐구영역(정확히 말하면 제게는 사회탐구영역시험. 단, 당시에는 한국사가 필수 응시과목이 아니었고 한국 근·현대사 과목이 있었고 동아시아사 과목이 없었던 것처럼 현재의 사회탐구영역 과목 편성과 달랐습니다.) 시험이었던 것이 망정일 뿐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시절 ‘전략 과목 중에서도 전략 과목’이라 선언한 ‘3사’라고 불린 국사/한국 근·현대사/세계사 이 세 과목은 1등급을 석권했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런 수능을 아예 제5교시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한문을 선택하는 형식으로 거기까지 응시하고 되돌아오면서 그 당시에도 운영했던 블로그에 응시 소감으로 “대박인지 쪽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고지 나올 때까지는요.”라고 남겼던 기록을 되짚어보니 얼마나 결과에 전전긍긍하던 그 날의 저를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그때는 이른바 ‘완전등급제’ 제도를 따랐었기에 실제 점수가 몇 점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는 특이한 사실도 기억납니다. 결국, 실제 점수가 몇 점이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변별력 문제로 그다음 해부터 도로 점수를 공개하는 방침으로 돌아갔으니 역대 수능 응시자 중 실제 점수를 모른 세대가 저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사실 몇 가지 지금도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먼저 발달장애인 학생들의 응시 지원 전략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 대학입시시험 SAT의 자폐인 학생 응시지원 규정에 대한 해설 문서 원문 첫머리. ⓒ칼리지 보드(College Board)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대학입시시험 SAT의 자폐인 학생 응시지원 규정에 대한 해설 문서 원문 첫머리. ⓒ칼리지 보드(College Board) 홈페이지 갈무리


원래 수능 제도는 미국식 SAT를 보고 만든 제도였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SAT를 주관하는 민간기구인 ‘칼리지 보드’의 홈페이지에는 자폐인 응시자를 위한 지원 원칙에 대한 안내문이 살짝 있을 정도고 다른 문서에는 실제 지원할 수 있는 응시 지원 방안 몇 가지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만큼 미국에서는 자폐인 등의 응시자가 꽤 있다는 의미이며, 일률적이 아닌 실제 지원 요구 사안을 반영해주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수능에서는 신체장애인에 대한 응시 지원규정, 이른바 특별관리대상자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만, 아직 발달장애인 응시 지원규정은 현재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시행되는 국내 자격시험에서 발달장애인 응시자를 위한 지원규정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저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진짜로 어딘가에라도 있다면 알려주시기를!)


영국식 영어 국제시험인 IELTS의 발달장애인 응시자 지원 규정에 대한 해설 문서 원문 첫머리.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영어판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식 영어 국제시험인 IELTS의 발달장애인 응시자 지원 규정에 대한 해설 문서 원문 첫머리.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영어판 홈페이지 갈무리


오히려 영국식 영어 국제시험인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시험에서야 발달장애인 응시자 지원규정이 살짝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을 정도입니다. 한국 내 주관 기관인 주한영국문화원 산하 어학원에서 한동안 수강했었기에 먼 미래에 그들의 교습 코스를 잘 이행하여 응시에 도전할 수 있게 되는 수준이 되면 영어로만 알려진 이 규정을 최초로 한국 내 응시에서 적용될 사례가 아마도 미래의 제가 되지 않을까 싶을 생각이 들 정도이니까요. (이것도 진짜로 적용된 사례가 한국 내 응시자에게 있었다면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알려주세요!)

그다음으로 아쉬운 것은 점점 변별력 등을 핑계로 발달장애 응시자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 복잡해지는 출제 경향입니다. ‘킬러 문항’이라면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마저 출제 자제를 요구할 정도였던 그런 수준의 문항도 아닌 지문이 복잡해서 발달장애인에게는 출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함정에 빠뜨리는 그런 문항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실제 출제 내용을 혼동하는 바람에 자체적으로 풀어봤다가 틀린 문제의 실제. 해당 문제는 잉글랜드 왕국의 찰스 1세를 주제로 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사 4번문제였다. 실제 정답은 권리청원 사건(1628년)을 언급한 2번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필자가 실제 출제 내용을 혼동하는 바람에 자체적으로 풀어봤다가 틀린 문제의 실제. 해당 문제는 잉글랜드 왕국의 찰스 1세를 주제로 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사 4번문제였다. 실제 정답은 권리청원 사건(1628년)을 언급한 2번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심지어 최근 시험에서 출제된, 그것도 지금도 존재하는 전략 과목이었던 세계사 과목마저 지문을 약간 헷갈리게 출제하기도 합니다. 아예 최근 출제 문제를 풀어봤을 때‘진실을 알고 있었고’ ‘결정적인 단서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를 알면서도’ 결국 ‘낚여서’ 틀린 사례가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직관적으로 문제 지문을 내는 방침이 수립되어서 출제 혼란을 방지해야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생각해 볼 과제일 것입니다. 이른바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사건’같이 학술적으로 틀린 사안뿐만 아니라 지문을 혼란스럽게 출제하면 자칫 수능의 신뢰도를 실추시킬 사건이 언제든지 나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최근의 수능 개편안 초안이라 알려진 사안은 발달장애인 응시자에게 살짝 불리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유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심화수학’ 과목 신설, ‘공통사회/공통과학’으로의 변화 등 발달장애인 응시자 관점에서는 더 어려워지는 수능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이 ‘개편안’은 발달장애인 응시자에게는 ‘자기가 잘 아는 부분’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반대 과목까지 알아야 하는 어려움’이 가장 큰 오류입니다. 과거 수능 선택과목제는 발달장애인 응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점이 있었는데, 가장 학업 능력을 잘 증명할 수 있는 과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조차 역사 계열 과목을 집중적으로 선택하는 형식으로 마치 ‘홈그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분위기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개편안’은 균형적인 이해를 명분으로 발달장애인 응시자에게는 학습 부담이 심각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깊이가 얕아질지언정 발달장애 특성으로 보면 오히려 수능의 체감 수준은 더 어려워질 느낌이 듭니다.

이른바 ‘심화수학’은 결국 발달장애 응시자에게는 ‘수학 초고수급’ 발달장애 학생이 아닌 이상 응시는 거의 불가능한, 사실상 발달장애학생 응시 금지 과목급으로 변질될 느낌이 듭니다. 출제 내용이 발달장애학생에게는 대단히 난해한 내용이 출제될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이 ‘개편안’이 적용되면 또 다른 부작용으로 ‘유명대학에 진입하는 발달장애 학생 감소’로 이어질 공산도 있습니다. 유명대학들이 분명히 ‘심화수학’ 응시를 요구할 테니 말입니다.

분명히 이번에도 조용히 어디에는 수능 응시 발달장애인들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과연 그 ‘건곤일척의 승부’에서 ‘살아 돌아올지’ 의문시됩니다. 과연 어떤 발달장애인 응시자가 결과적으로 ‘살아 돌아올지’ 일단은 기대됩니다.

그러한 것을 돌파하고 2024년 3월 대학캠퍼스에 있게 될 발달장애인 수험생이 진짜로 있기를 소망합니다. 수능 보고 들어간 발달장애인 대학생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짜로 2024년 3월 대학캠퍼스에 있게 된 자폐인이 있으면 estas에도 알려주세요! estas는 자폐인 대학생들이 많이 합류하기를 소망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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