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스크랩] 우연한 기회에 만난 발달장애 아이들..."새로운 아들이 생겼어요" 최영순 활동지원사
"아이들에게 머뭇거리지 말고 한발씩 다가와 주세요"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소가 먼저 지어진다는 활동지원사 최영순(66)씨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잖아요. 장애인들도 평안하고 행복해야 건강한 사회죠"라며 말을 꺼냈다.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만난 활동지원사 최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강건우(24)씨와 박재연(18)군과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씨는 "아직도 2017년을 잊지 못해요. 아이들이 제 일상으로 들어온 첫 해거든요.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2017년 1월엔 강씨를 처음 만난 뒤 이후 3월에는 박군을 만났다고 한다.
7년이 흐른 지금 그는 ‘새로운 아들들’이라고 소개할 만큼 이들과 가까워졌지만 처음부터 사이가 돈독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처음 만났을 때였어요“라면서 ”처음 만났을 때는 아이들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고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접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 매일을 고민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은 편부가정에서 자라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던 터라 최씨는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강씨의 어머니는 4살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박 군의 경우 어렸을 적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그들은 그렇게 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됐다.
이들의 아버지들은 보호시설에 맡기지 않고 홀로 아이들을 키워내며 힘든 생활을 이어 나갔고 결국 최씨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까지 오게 됐다.
최씨는 "처음에는 아무래도 힘들었지만 이 일을 직업으로만 생각하기 보다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으로 깨닫고 ‘아들들로 삼아야겠다’ 생각한 순간 오히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저에게는 가장 쉬운 일이 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아버지들을 보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라며 "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사회가 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아줬으면 좋겠어요“라고 강조했다.
현재 강씨는 전공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 있으며 박군은 학교를 다니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나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씨는 ”7년간의 돌봄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도 많이 뿌듯함을 느낍니다“며 ”성장은 더딜지라도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갔을 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조화를 이루며 융화됐으면 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최근 발달장애를 소재로하는 대중매체들이 많이 늘다 보니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보단 나아졌어요"라면서 "이렇게 조금씩 사회가 변화하다 보면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 전민일보(http://www.jeonmin.co.kr), 한민호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