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스크랩] 발달장애, 마음으로 보아야 보여요
지난 6일 커먼즈필드에서 김성남 박사 초청 북토크 진행

장맛비 기세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6일 토요일,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부모와 가족, 관련 기관 종사자들이 커먼즈필드 춘천 컨퍼런스 홀에 모여 ‘함께하는 채비학교, 북콘서트’ 현장에 함께했다. 올해 성인 전환기 발달장애인 부모교육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준비된 이번 북콘서트에서는 《나는 당신의 숙제가 아니에요》라는 책의 저자인 ‘소통과지원연구소’ 대표인 김성남 박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장애 중 ‘보이지 않는 장애’라서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발달장애. 어쩌면 ‘마음으로 보는 장애’라서 가능한 지점도 있을 것이다. 가깝게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여행지에서 장소를 찾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현지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해 상호작용하는 경우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의사소통이나 표현, 자기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가까이서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절한 지원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발달장애인의 삶에서 가장 큰 장벽이 ‘관계 맺음에 필요한 기능의 장애’임을 사회구성원이 함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취약한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돕는 정보나 다양한 지원 방법을 제공하는 사회환경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당사자나 가족들의 몫이 아니라 당연히 국가와 사회의 몫이다. 발달장애인의 소통과 사회참여를 위한 환경은 결국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소수를 위한 비효율적 비용이라는 관점은 마땅히 바꾸어야 한다.
‘채비학교’로 모인 북콘서트 참여자들.
이번 북콘서트에서는 특히, 자폐성 장애처럼 미처 헤아리기 어려운 장애의 기제와 특정한 행동 원인을 어떤 관점에서 살필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사례를 다루었다. 감각이 남다른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엔 다른 사람들이 맡을 수 없는 냄새를 맡거나 소리를 듣기도 하고 심지어 가전기기의 자기장이나 전자파를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일상 속 자극들이 매우 불편하고 불안하게 작동하면 이를 표현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특정 행동들이 비장애인의 눈엔 그저 문제 행동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다른 사람과 함께 나에게 의미 있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혼자 생활이 가능한 상태, 예컨대 독거가 아니라 ‘도움을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사는 게 가능한 것’을 말한다. 발달장애인의 일상과 자립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발달장애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주 만나는 안전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고 우리가 가진 관계망을 그들과 공유함으로써 이웃이 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가 더욱 활발해져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다니고,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가 훌륭한 배움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지요. 비장애인이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알고 적절히 대처하도록 훈련할 기회를 제공하잖아요.”
발달장애인의 삶을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지원해야 할까? 당연히 발달장애인 개인의 삶이 비장애인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는 게 기준이어야 한다.
행사장에 마련된 발달장애인의 사회활동 결과물과 메시지 코너.
김윤정 시민기자
출처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http://www.chun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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