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813.7-강44ㅁ
무늬
강병석 외
2012|마음산책
ISBN : 9791198039743
〈2025 공주시 올해의 문학인〉 발간지원사업에 힘입어, 김자흔 시인의 첫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5부로 구성되어 모두 32편의 산문이 담긴 김자흔 산문집 「이렇게 우리는 만났다」는,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자잘한 생활 속 일화들을 평이한 언어와 재치 넘치는 말투와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특히 시인이 고향인 공주 정안(正安)에 돌아와 발간하는 첫 번째 산문집이어서 더욱 뜻깊다.
책의 1부에는 법정 스님의 책 「영혼의 모음(母音)」이 저자에게 미친 영향이 감동 어린 어조로 서술된 글을 비롯하여, 시인으로 사는 일의 애환이나, 미술과 영화라는 타 장르 예술작품에 관한 소감, 문우들과의 친교를 보여주는 글들이 실려 있다.
2부에는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담은 기행문을 모았다. 운주사 석불에서 곡성 당동리 사면불이 등 불교 유적을 비롯하여 우이도, 소래포구와 같은 바닷가 마을들, 서울도성의 외곽길이나 겨울의 남한산성 등 수도권 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발길이 머문 자취를 그린다.
3부에는, 귀향 전 아들과 딸 남편과 함께 네 식구가 모여 살던 동네 풍경을 다정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동네 도서관에서 만난 여학생들, 정다운 이웃 어르신, 동네 행길가에서 만나는 초등학생들의 귀여움이 나긋나긋하게 서술된다.
4부는, 노래 이야기다. 옛 가요 〈아양을 살살 떨면서〉에 관한 재미난 일화와, 〈갑돌이 갑순이〉 가사의 숨은 뜻, 〈진주 난봉가〉에 얽힌 저자의 사연, 가수 이현 팬클럽 활동, 가수 김상진의 노래 〈고향이 좋아〉의 정겨움, 젊은 엄마가 불러주던 〈도라지 타령〉과, 〈개가죽나무가 찾아준 그림자〉 인연들, 세 가수가 부른 〈찔레꽃〉에 이르기까지, 4부는 노래를 사랑하는 저자의 흥취와, 노래를 부르며 생겨난 저자의 마음이 꾸밈없이 포근하게 뭉클하게 펼쳐진다.
마지막 5부에는, 오랫동안 고양이를 돌봐온 저자의 내력과 내공이 드러난다. 아리, 연두, 완소, 길남이, 조로, 까미, 번개씌 등등 지금 함께 살고 있고, 또 한때 함께 살았던 고양이 친구들이 차례차례 소개된다. 산 생명에 대한 가없는 연민과 사랑으로 다져진 캣맘의 나날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