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814.6-김66ㄷ
달개비꽃
김원숙 저
2002|도서출판경남
ISBN : 9791189176679
중견소설가 정길연의 소설집. 「화요일의 낙법」과 「달개비꽃」은 인간을 새롭게 이해하고, 그에 입각한 문화를 일구어야 할 필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두 작품에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색채가 가득하나, 다른 세계로 건너갈 일말의 여지를 작가는 남겨 두고 있다. 「화요일의 낙법」의 ‘종희’, 「달개비꽃」의 ‘낯선 남자’가 이에 해당한다. 그들은 딱히 의무감을 느껴야 할 관계가 아니며, 익수ㆍ지요에게 아무런 기대도 갖지 않은 채, “조건 없는 호의”를 정성스럽게 베풀고 있는바, 인간의 내면에 흐르는 이와 같은 정서가 아마도 새로운 사회 구성의 근거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정길연 소설의 주인공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깊은 병을 앓고 있으며, 경제적 곤란 또한 심각하다. 「화요일의 낙법」에서 “오래도록 수입이 전무한 금치산자” ‘익수’는 제 몸 하나 까닥하지 못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로서 누워 지내는 형편이다. 「달개비꽃」의 ‘지요’는 기립성저혈압에 시달리는 한편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갑작스럽게 픽 쓰러져 버리기도 한다.
「화요일의 낙법」, 「달개비꽃」에는 평안과 위안을 제공하는 심리적 지지대로서 가족의 상이 전무하다. 이러한 양상을 낳게 된 원인이라면 우선 젊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꼽게 된다. 「화요일의 낙법」에서 익수 부친은 마흔셋 나이에 죽어 익수로 하여금 ‘운명의 표적물’이 되도록 만들었고, 「달개비꽃」에서 지요 아버지는 마흔하나에 뇌일혈로 쓰러져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