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고통이 나의 몫인 것처럼 살았을 때. 덕분에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음지의 시간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을 애써 끌어안고 살아간다. 감정과 일상에 세밀하게 깃든 섬세한 시선으로 저자는 일기처럼 써내려간다. 감정과 시간의 방향이 꼭 같지는 않을 거라는 마음. 서정적인 흑백사진과 함께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물결이 부드럽게 흐른다.
‘작은 실수 하나를 떨구고 그리움이 삽시간에 번져 얼룩이 남았다. 얼룩에 너의 얼굴이 있었다. 너의 시선이 머뭇거리는 내 발끝을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