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의 시조는 남다른 기억의 힘으로 지난날을 낱낱이 재현하면서 그 시간을 항구적으로 간직하려는 꿈의 세계에서 발원하고 완성되는 언어예술이다. 한 영혼의 온전한 기억을 기록해온 서정양식으로서의 시조가 독자적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때 그의 시조는 일관된 합리성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구축되는 선험적 질서가 아니라 이성이 그어놓은 표지標識들을 재구성하면서 상상해낸 상징적 질서에 의해 스스로를 증명하게 된다. 이제 그 세계 안으로 한 걸음씩 들어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