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813.7-정54ㅎ
호미 : 정성숙 소설
지은이: 정성숙
2021|삶창
ISBN : 9788966551415
말은 맛있고 이야기들은 징하다. 요새 이런 소설을 쓰는 건 저항일까, 몽니일까? 이의 있다는 소린가? 그런 소리 말자. 농촌이 없어진 동네도 아니고 거기도 엄연히 삶이 있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거기나 여기나 뒤도 없는 세상인 건 매한가지이고 보면 시세 따져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 대파밭에서 고추밭에서 배추밭에서 재래시장통에서 갑갑한 인생들이 견디고 사는 건 제 삶에 주인이 되고자 하는 몸부림이고,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 덕목들이 빤하다고? 그럴까? 소설은 한 치도 거들먹거리는 바 없이 생짜여서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없다. 우리가 왜 숨막히는 삶을 부린 자리에서 언어의 생명력을 건져서 한숨 돌리는지, 왜 그게 문학의 소임이기도 하는지. 이 탁월하고 정직한 작가는 짱짱한 소설들로 보여준다. 여덟 편이 하나같이 진짜배기다.(전성태ㆍ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