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818-이54ㅇ
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지은이: 이성진
2021|샘터(샘터사)
ISBN : 9788946421998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다움의 여정은
무용할지라도 빛이 난다!
그러니까, 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니트 조끼처럼 촘촘한 삶과
목도리같이 느슨한 삶 속에서
오늘도 무심히 뜨개바늘을 잡는 손끝을 통해
시작되는 나다운 일상
전투복과 대바늘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군 생활 2년을 겨우 버틴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군화를 벗고서도, 비행기를 타고 체코로 날아가서도 바늘을 놓지 못했다. 자꾸만 먹어가는 나이, 사철마다 요동치는 감정들. 니트 조끼처럼 촘촘한 삶은 가끔 버거웠고, 목도리같이 느슨한 삶은 이따금 불안했지만 그 속에서도 그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게 꽁꽁 붙잡아 준 건 ‘뜨개질’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남자다운 혹은 세상이 요구하는 삶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이 길에서 이성진 작가는 비로소 자유를 만끽한다. 전작 《유럽에서 살아도 괜찮을까?》를 통해 막연히 동경하던 유럽에서의 삶을 자신만의 색으로 펼쳐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뜨개질하며 살아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에 뜨개질을 통해 알게 된, 세상의 미심쩍은 눈초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는 법을 온기 가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